(평일) 11am - 7pm
(주말) 11am - 7pm
윤미류의 그림은 인물과 상황이 있어 구상 회화, 인물화로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실상 작가가 목표하는 바는 전통적인 초상화와 같이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아니라, 인물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만드는 독특한 조형성과 추상적인 감각을 포착하고 이를 회화적 언어로 실험하는 것이다. 따라서 윤미류의 작품 속 인물들은 연속적인 내러티브를 이끌어가는 주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작가가 포착하고 탐구하고자 하는 감각을 드러내 보이는 매개체이며, 보는 이의 상상 속에서 무한히 확장될 새로운 서사의 단초를 제시하는 중간자이다.
이번 전시에서 윤미류는 유혹적이거나 파괴적인 힘을 가진 늪에 사는 여성들에 주목한다. 윤미류는 이러한 존재들을 이유 없이 인간을 해치는 사악한 영혼 혹은 무자비하고 난폭한 마녀로 보기보다는 다층적인 맥락을 함께 탐구하며 그들이 갖고 있는 힘과 미스터리에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작가는 늪을 배경으로 세 명의 여성과 함께 새로운 신화의 단면을 드러내고자 한다. 물속에서 한 여성은 다른 여성을 불러낸다. 그들은 관객을 혹은 서로를 응시하며 메시지를 속삭이고, 함께 손을 맞잡으며 부둥켜안는다. 관객을 압도하는 거대한 캔버스 속에서 그들의 움직임은 일렁이는 물결을 일으키며 보는 이를 환영 속으로 끌어당긴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결말은 죽음이 아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캔버스 속 여성들 지금, 우리와 함께 존재하며 매 순간 온몸을 이용해 새로운 감각을 탄생시킨다. 묵직한 붓질로 켜켜이 쌓아 올려진 윤미류의 화면 속에서 이들은 관객들이 상상할 수 있는 새로운 서사를 향해 매력적인 단서를 제시하며 끊임없이 생명의 불씨를 일으킨다.
FOUNDRY SEOUL presents Do Wetlands Scare You?, a solo exhibition by Seoul-based artist Miryu Yoon from August 23 to October 5, 2024. Yoon investigates the peculiar impressions and abstract sensations that momentarily emerge in the process of interaction between figures and their surroundings through the painterly language. In the exhibition, the artist presents 33 new works set against the backdrop of wetlands.
‘A place where the ground is sunken and always filled with water.’ Wetlands are vital habitats to a wide variety of plants and animals, representing the essential forces of life in nature. At the same time, however, wetlands often evoke fear and dread in humans since the tangled web of muddy clay and submerged plants can quickly swallow a full-grown person and make it difficult to escape. In the exhibition, Miryu Yoon extends her painterly experimentation by taking the wetland as a symbolic space.
In the exhibition, Yoon focuses on the women who live in the wetlands, possessing powers that is either seductive or destructive. Yoon explores these beings not as evil spirits who harm humans for no reason or as ruthless and violent witches, but with layered context, focusing on their power and mystery. And with three women against the backdrop of the wetland, the artist seeks to reveal a new myth. One woman in the water calls out to another. They gaze at the viewer or at each other, whispering messages, holding hands, and embracing together. Their movements ripple across the huge canvas that overwhelms the viewer, drawing them into an illusion. However, this story does not end in death. These captivating women on canvas exist with us here and now, generating new sensations with their entire bodies in each and every moment. Yoon’s paintings, heavily layered with her thick brushstrokes, provide enticing clues toward new narratives, continuously igniting sparks of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