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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과 기억, 존재의 서사
정현
무제
정현

무제

2015

알루미늄 위에 우레탄 코팅

147 x 118 x 215(h) cm

정현은 오랫동안 인간 존재와 시간의 흔적, 그리고 물질의 본질을 탐구해온 조각가다. 그는 철, 목재, 숯, 콘크리트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며, 그 안에 남겨진 압축된 흔적과 결을 통해 삶의 무게와 기억을 드러낸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재료가 지닌 시간성과 물질의 기억을 끌어내어 관람자에게 존재의 근원을 묻는다.
정현의 조각은 대체로 거칠고 응축된 표면을 지니며, 이는 인간의 내면과 사회적 경험을 은유한다. 동시에 그는 비워진 공간과 단단한 덩어리 사이의 긴장을 통해 ‘부재 속의 존재’를 표현한다. 이러한 작업은 관람자에게 단순한 시각적 경험을 넘어, 물질과 시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성찰하게 한다.
이번 전시에 놓일 하얀색 야외조각은 그의 작업 세계를 확장하는 작품으로, 순백의 표면이 빛과 바람을 받아 시시각각 다른 인상을 만들어낸다. 이는 한강의 풍광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흐르는 강물과 바람, 시간의 변화 속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경험되는 조각적 순간을 제공한다.
결국 정현의 야외조각은 물질과 시간, 존재와 부재의 긴장을 담아내며, 한강이라는 열린 공간 속에서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이끌어내는 작품으로 자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