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작가는 종이접기의 형태와 원리를 조각으로 재해석하여 작업한다. 실제로 접어서 만들 수 있는 종이접기가 아니라 종이접기의 이미지를 3D 프로그램 안에서 자유롭게 조합하여 심미적으로 재구성한 뒤 이를 입체 조각으로 구현하는 방식을 취한다. 종이접기가 가진 기하학적·수학적 규칙의 아름다움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고 확장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처럼 '접을 수 없는 종이접기 조각'이라는 역설적 개념을 핵심으로, 형식보다 이미지의 심미적 완성도를 우선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단청 테트라포드〉는 바다에서 파도의 충격을 분산시키는 방파제 '테트라포드(TTP)'의 형상을 종이접기 유닛 구조로 재현한 작품이다. 동일한 유닛을 반복적으로 조립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한국 전통 건축의 색채 언어인 단청의 오색을 입혀 전통과 현대가 한데 어우러진 형태를 이룬다. 거센 파도를 잔잔하게 만드는 방파제처럼 작품은 도심 속 거칠고 분주한 흐름을 부드럽게 완화하는 예술의 역할을 상징한다. 이는 이번 전시 주제인 '예술의 도시, 산들바람 타고'에 응답하는 것으로, 예술이 도시의 환경을 산들바람처럼 부드럽게 바꾸어 나가기를 바라는 작가의 바람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