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현주 작가에게 손은 인체의 한 부분이면서도 우주 전체를 아우르는 의미를 품은 존재로 미시적 원자의 세계에서 무한한 우주로 향하는 감각의 통로다. 작가는 손의 표정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인간의 감정과 숭고의 미를 탐구해왔으며 2017년부터는 손의 형태를 해체하는 '열린 손' 작업으로 선보이고 있다. 대형작품을 제작하던 중 우연히 경험한 형태의 해체를 통해 완결된 형상에서 벗어나는 해방감과 카타르시스를 받은 이후 안과 밖이 동시에 열린 미니멀한 형태를 빌려 부분이자 전체인, 가상의 진실을 향한 표현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다.
〈열린 손〉은 손의 형태를 얇게 떠낸 뒤 일부를 잘라내어 내부 공간을 바깥으로 열어놓은 작품이다. 닫힌 덩어리가 아닌 열린 표면으로 이루어져 있어 보는 각도에 따라 형상이 끊임없이 달라진다. 꽉 쥔 주먹처럼 보이기도 하고, 웅크린 아기의 윤곽이나 모태의 아늑한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하며, 펼침과 주름이 하나의 손 안에 함께 너울거린다. 하얀 표면은 빛의 변화를 온전히 받아들이며 안과 밖이 뒤집히는 순간을 감각적으로 드러내고 야외의 바람과 빛 속에서 작품은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관람자는 작품 주변을 천천히 맴돌며 스스로 그 안으로 들어가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