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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도시, 산들바람 타고
침묵의 주파수

김은숙

침묵의 주파수

2026

스테인리스 스틸, 우레탄 도장

327x200x380(h)㎝

서울조각상 시민투표
침묵의 주파수

김은숙 작가는 인간의 집단적 무의식과 사회적 신념이 국가·제도의 구조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재생산되는지를 탐구한다. 공간을 단순한 전시의 무대가 아닌 시간의 흔적과 사회적 감각이 교차하는 장으로 바라보며 다양한 재료의 물성을 활용해 익숙한 질서를 낯설게 전환하는 공간적 실험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작업은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사회 속에서 감지되지 않는 규범과 긴장의 흐름을 드러내는 예술적 장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둔다.

〈침묵의 주파수〉는 공원 바닥에 비스듬히 꽂힌 긴 봉 형태의 조형물로 마치 땅속 깊은 곳에서 신호를 감지하는 안테나처럼 공원 풍경 속에 조용히 서 있다. 봉의 표면을 감싸는 색 띠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멸종 위기 동식물의 마지막 목격 연도나 해양 수온 변화 같은 실제 기후·생태 데이터를 색으로 옮긴 것이다. 수온이 낮으면 파란색, 평균이면 중간 톤, 높으면 붉은색으로 표현되며 이 색의 흐름이 눈에 보이지 않는 지구 환경의 변화를 전달한다. 산책하다 우연히 마주치는 이 조형물은 잠깐 발걸음을 멈추고 우리가 사는 환경을 새삼 떠올리게 만드는 조용한 울림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