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영 작가는 차갑고 단단한 스테인리스 스틸로 자연의 따뜻한 생명감을 빚어낸다. 20여 년 전 작업실의 연못과 오래된 느티나무를 관찰하며 시작된 그의 작업은 쇠로 만든 나뭇잎을 불로 달구고 망치로 두드리는 과정을 통해 차가운 금속 안에 숨결과 온기를 담아내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최근에는 '잎맥'에 주목하기 시작했는데, 소멸 직전의 잎맥에서 빛과 바람을 투과하며 온 세상을 품어 안는 충만함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쇠를 이어 붙이는 행위를 명상적 시간으로 여기며 형태를 만드는 것을 넘어 그 안에 흐르는 생명의 에너지를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호흡하는 잎맥〉은 눈을 감은 인물의 얼굴 형상을 중심으로 혈관이나 신경처럼 뻗어 나가는 거대한 잎맥 구조가 그것을 감싸 안는 형태의 작품이다. 잎맥은 단순한 식물의 구조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자연이 인간을 품고 보호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반복되는 선들 사이로 통과하는 바람과 빛, 그 아래 놓인 인물의 고요한 표정은 편안히 쉬고 있는 상태를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편안해 보이는 인물의 표정처럼, 도시 속 공원에서 작품 앞에 잠시 머문 시민들이 일상의 긴장을 내려놓고 조용히 숨을 고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